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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의 가변 압축비 기술 |
김지원(Dimitri) | 조회수 :5308 | 2016-11-18 (09:52) |
닛산 인피니티가 2016 파리오토쇼를 통해 세계 최초로 압축비 변경이 실시간으로 가능한 엔진을 공개했다. VC-T(Variable Compression Turbochrged)라는 이름의 이 엔진은 닛산이 1998년부터 개발해 왔으며, 2017년 신형 인피니티 Q50과 2018년 인피니티 GX80에 탑재된다. 기존 3.5L V6 엔진은 이 엔진으로 교체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닛산의 가변 압축비 기술을 소개한다. 닛산 인피니티의 가변압축비 엔진은 2.0L에 불과하지만 터보차저를 장착해 약 270마력의 최고출력을, 39.8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기존 가솔린 엔진보다 27%가량 효율이 향상되었다는 것으로, 2.0L 디젤 엔진과 비슷한 연비를 갖추고 있다.VC-T 엔진의 중점 기술은 피스톤이 도달하는 높이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실린더 내 압축비를 8:1에서 14:1까지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 여기에 V형 6기통 엔진의 부드러움까지 갖췄으며 경량화와 소형화도 동시에 이루어 냈다.그렇다면 압축비를 주행상황에 따라 바꾸면 어떤 메리트가 있을까? 잘 알고 있다시피 연소효율을 생각하면 압축비는 높을수록 좋다. 압축비가 높아지면 연소를 위한 공기가 많아지기 때문에 폭발적인 연소를 실현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지나치게 높으면 이상연소로 노킹이 발생하게 되고 효율 또한 나빠지기 때문에 무조건 높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내연기관 엔진의 경우 부하에 따라 엔진의 연소상태가 변한다. 고부하시에는 노킹이 발생하기 쉽다. 예를 들면 수동변속기의 경우 오르막길을 높은 기어로 주행하면 노킹이 발생한다. 거기에서 시프트 다운이 필요하게 된다. 닛산이 개발한 가변 압축비 시스템은 고부하시에는 압축비를 낮추고 저부하시에는 압축비를 높여 효율을 높인다고 하는 것이다. 즉 압축비를 상황에 따라 가변함으로써 노킹을 억제한다. 최근에는 터보 기술이 진화하고 부스트압과 압축비를 통합 제어할 수 있게 되면서 그 장점이 아주 커질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 모터를 사용한 전동 터보와 조합됨으로써 더욱 정밀한 제어가 가능하게 되는 것도 기대되고 있다. 가변 압축비 기술은 20년 이상 개발되어 왔다. 그 본격적인 시작은 2005년 닛산이 통합연구소에서 공개한 가변 압축비 기술을 사용한 프로토 타입 엔진이다. 그 때, 닛산의 엔지니어는 주행 중에 압축비를 8~14 사이에서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고 했었다. 그 때부터 압축비를 주행 중에 바꾸는 기술은 많은 메이커들이 개발을 해 왔다. 2005년에 처음 공개된 닛산의 가변압축비 기술에는 메르세데스 벤츠도 주목했다. 그것이 컨디조토(디젤과 오토사이클을 합한 것으로 HCCI, 즉 균질예혼합자기착화엔진의 벤츠식 명명) 엔진에 적용이 됐고 벤츠측은 당시 닛산의 가변압축비 기술이 극히 실용적이라는 평가를 하기도 했었다. 그 디조토 엔진은 2008년 메르세데스 벤츠카 컨셉트카 F700에 탑재되어 주목을 끌었다. 이 엔진은 부하가 적게 걸리는 회전 구간에서는 디젤처럼 자동으로 압축착화가 이루어져 이 때문에 질소산화물의 배출이 줄어든다는 것이 메르세데스의 설명이었다. 디젤의 CAI(Controlled Auto Ignition)와 가솔린의 SI(Spark Ignition)가 한 엔진에 공존하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면 가솔린 엔진을 디젤 엔진처럼 높은 효율을 발생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 기술의 키 포인트가 가변압축비(VCR, Variable Compression Ratio)이다. 엔진의 환경에 따라 압축비가 변화해 스파크 플러그의 작동 유무와 폭발 방식을 결정한다. 그리고 직분사 시스템과 2-스테이지 터보D, 가변밸브 타이밍 기구 등 현존하는 모든 기술이 이 엔진에 집약된다. 3원 촉매도 기본이다. 이어서 2010년 SAE에서 FEV가 GT2 2-스테이지 터보 시스템을 선보였다. GT2 2-스테이지 터보는 다운사이징 엔진의 개념이다. 배기량 낮추기+터보로 출력에 대한 손해 없이 연료 소모와 배기가스를 줄인다는 것이다. GT2 2-스테이지 터보는 1.8리터 직분사 엔진에 터보를 조합했다. 유럽 연비 기준으로 3.5리터 자연흡기 보다 CO2 배출량이 17%나 낮다. 여기에 가변압축비(VCR, Variable Compression Ratio) 기술을 더할 경우 CO2의 감소폭은 23%까지 늘어난다는 설명이었다. 37.7kg.m의 최대 토크가 1,500 rpm이라는 낮은 회전수에서 나오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기존의 싱글 스테이지 보다 토크도 높지만 발생 회전수를 끌어내렸고 거기다 리터당 163마력의 높은 효율을 자랑한다. 2-스테이지 터보는 소형차를 위해 개발된 것으로 배기 매니폴드를 비롯한 다수의 부품을 새로 제작했다. 2-스테이지 터보는 보그워너가 제공했다.닛산 인피니티의 기술은 이론적으로는 위에 언급한 것과 같지만 메커니즘은 다르다. 닛산은 암을 매개로 크랭크샤프트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것이 특징이다. 닛산이 개발한 메커니즘은 하모닉 드라이브라고 불리는 편심 캠으로 암을 작동시켜 피스톤의 스트로크를 변경하는데 실용화를 위해서는 진동을 여하히 억제하는가, 신뢰성을 어떻게 높이는가가 큰 과제였다고 한다. 궁극적인 가솔린 엔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HCCI엔진의 실현을 위해서는 가변 압축비의 실현이 필수적인 요건이다. 이는 디젤 게이트 이후로 더욱 강화되고 있는 배기가스 규제와 RDE(Real Driving Emission) 등에 대응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기술이라는 얘기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이를 위해 우선 EGR 을 두 개 채용하는 등 복잡한 기술을 동원하고 있는데 높은 비용 때문에 양산 브랜드는 물론이고 프리미엄 브랜드의 소형 엔진에는 적용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배터리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기술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가솔린 엔진의 기술에도 주목을 하게 됐고 그래서 등장한 것이 닛산 인피니티의 가변 압축비 기술이다. 전동화 기술 발전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가변압축비 기술의 실용화는 가솔린 엔진의 열효율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